코로나 확진자 4000명 대 첫 돌파...정부 '비상계획' 검토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4000명 대를 넘어선 24일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4000명 대를 넘어선 24일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4000명 대를 넘어섰다. 또 사산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나는 첫 사례가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 본부는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115명이라고 밝혔다. 또 핵심 방역 지표인 위중증 환자는 586명으로 한국에서 코로나19 첫 감염보고 이후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잠시 멈추고 방역을 다시 강화하는 '비상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앞서 정부는 24일 오전 신규 확진자가 4116명, 사망자는 3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사망자에 포함된 사산아가 출생 신고 전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사례를 코로나19 확진 통계에서 배제하기로 하고 각 수치를 4115명, 34명으로 정정했다.

24일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4일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첫 태아사망

사산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난 첫 사례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24일 "산모가 확진된 이후 조기 출산하면서 사산한 사례로, 사망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산모는 임신 24주이던 지난 18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사산아의 사망은 지난 22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모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감염 경로는 산모 체액 등으로 인한 오염인지 수직 감염인지 구분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아는 것은 조산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된 것이고, 아직 영향력 측정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며, 드문 사례로 평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24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4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방역 상황 예상보다 심각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24일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 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으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추진한 지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시점에서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고 위중증 환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비상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총리는 "수도권의 의료대응 여력을 회복시키는 일이 급선무"라면서 지난 "22일 처음 발표된 질병청의 위험도 평가에서 전국은 '높음', 수도권은 '매우 높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병상 부족으로 대기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비수도권에도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현재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전국적으로 71%, 수도권은 83.7%다.

구체적으로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 24개소 대상으로 허가병상의 1.5%,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 4개소에 대해 허가병상 1%를 확보해 총 267병상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3월 지나야 확산세 잡힐 듯'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성급한 방역 완화 조치를 꼽았다.

백순영 카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완화를 천천히 해야 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현재 확산세에 대해 "지금까지 4단계를 오랫동안 끌어오며, 애써 온 것을 한꺼번에 풀어버린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면서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이어 현재 방역 당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중환자를 집중적으로 돌보는 병원을 구축하는 것과 완화되었던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시키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 위해서는 '내년 3월이 지나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