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4억 인구대국 저출산 걱정에 '세 자녀' 허용하기로

2021년 5월 1일, 상하이 거리의 사람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10년마다 실시하는 중국 인구 조사에서 중국의 인구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그동안 엄격하게 시행했던 '1가구 2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부부당 최대 3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정치국 회의에서 이 같은 정책 변화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10년마다 진행하는 인구조사에서 중국의 인구 증가 속도가 수십년 만에 가장 더딘 것으로 나온데 따른 조치다.

인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중국 정부는 출산 장려 조치를 강화하고 인구 감소를 막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현재 중국은 젊은 층보다 노인이 많은 사회 연령 구조로 인해 인구 감소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노인을 부양할 근로자는 부족해지고 보건과 사회보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인구조사가 의미하는 것은?

이달 초 발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출생아 수는 1200만 명으로 2016년(1800만 명)보다 크게 줄어들며 196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인구조사는 지난해 말 실시됐으며, 약 7백만 명의 조사원들이 정보 수집을 위해 집집마다 방문했다.

순수 조사 대상자의 수만으로도 이는 향후 중국의 정책 수립을 위한 가장 포괄적인 인구 자료로 꼽힌다.

인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중국 당국의 가족 정책 규칙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중국 현지 반응은?

신화통신은 관련 보도를 통해 "부부에게 3명의 자녀를 낳게 하고 관련 지원을 하는 것은 중국의 인구구조 개선과 고령화 대응, 국가 인적자원 보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중국인들이 새로운 정부 조치를 그다지 반기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세 명의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문제는 내가 아이 하나도 갖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제 몸 하나 돌보는 것에도 이미 지쳐있다는 걸 알기나 하느냐"고 비판했다.

중국 출산율 감소를 보여주는 도표

발표에 앞서 BBC와 인터뷰한 베이징 주민은 아이를 키우며 끊임없는 걱정을 하기 보다는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는 중국의 많은 도시 젊은이들이 출산에 대한 태도가 변화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새로운 출산 정책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의 출산 정책은?

지난 2016년에도 중국 정부는 논란이 됐던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부부에게 두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허용했다.

이후 2년 동안 잠깐 출산율이 반등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출산율 하락을 회복시키진 못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위에 수 수석 경제연구원은 "두 자녀 정책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단기적 효과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인구 동향은 지난 1979년 인구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입한 '한 자녀' 정책을 근간으로 수년간 형성돼 왔다. 정책을 어긴 가족들에게는 벌금이나 실직, 때로는 강제 낙태와 같은 처벌이 가해졌다.

또한, '한 자녀' 정책은 역사적으로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를 선호하는 중국 문화 속에서 심각한 성비 불균형마저 초래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사회학과의 무 정 박사는 이러한 성비 불균형이 "결혼 시장, 특히 사회경제적 기반이 약한 남성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성비율 도표

산아 제한의 완전 폐지는 가능할까?

중국의 인구 조사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조사 이후 당국의 산아 제한 정책이 완전히 폐지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은 보다 조심스럽게 규제를 걷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잠재적으로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도시 거주자들과 시골 거주자들 사이의 엄청난 괴리 문제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 사는 여성들은 출산을 미루거나 피하고 싶어하지만, 시골의 여성들은 여전히 중국의 전통을 따르며 대가족을 원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앞서 한 정책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정부가 산아 제한 정책을 푼다면 시골 사람들은 도시 사람들보다 더 많이 출산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또 다른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는 농촌 가정의 빈곤과 고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찍이 중국의 인구 감소와 같은 변화가 세계 다른 지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이 후시안 박사는 "중국의 경제는 매우 빠르게 성장했고 전 세계 많은 산업들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인구 감소가 영향을 끼치게 될 범위는 매우 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